Act I — Discipline 호각 소리와 콩나물 밥
나는 원래 입이 짧았다. 삼겹살이라는 부위를 처음 먹어본 것이 대학교 MT 때였으니, 그 이전의 내 식탁은 얼마나 작고 좁았던가.
대학교 1학년 2학기, 나는 병영 집체 훈련 입소통지서를 받았다. 당시 남학생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교련 과목의 일환이었다. 제식, 사격, 총검술, 각개전투. 5박 6일 동안 군사독재 시절의 잔재가 우리 몸을 규율했다.
새벽 5시 반. 연병장을 가르는 교관의 호각 소리에 눈을 뜰 때마다 온몸이 납덩이처럼 가라앉았다. 땀과 먼지에 찌든 군복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진동했다. 그 냄새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이 있었으니—매일 식판에 올라오는 콩나물이었다.
비린내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콩나물을 입에 넣을 때마다, 나는 어머니가 손질하던 저녁 식탁의 냄새를 떠올렸다. 그 냄새가 그리움인지 허기인지조차 구분되지 않았다.